젠레스 존 제로 리뷰
젠레스 존 제로: 네온 아래의 공동
《젠레스 존 제로》는 폐허가 된 세계를 날카로운 도시형 액션 RPG로 빚어낸다. 뉴에리두가 바깥에서 불을 밝히는 동안, 공동 안에서는 멋을 낸 3인조가 괴물을 박살 낸다. 미호요는 중세의 장엄함 대신 스트리트웨어와 네온 간판을 꺼내 들었다. 해커도 있다. 초자연적인 포켓 차원도 있다. 인류는 실 한 가닥에 매달렸을지 몰라도, 재킷만큼은 티 하나 없이 완벽하다.
플레이어는 로프꾼 남매 벨 또는 와이즈가 된다. 이들의 전문은 에이전트를 공동으로 안내하는 일이다. 공동은 문명을 무너뜨린 위험한 미궁이다. 동시에 값진 자원이 잠든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의뢰는 흔한 몬스터 사냥보다 조금 더 절박하다. 뉴에리두는 사람들이 재난 구역으로 계속 걸어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살아남는다.
이 부분 유료화(F2P) 어드벤처는 2024년 7월 4일 Windows, iOS, Android, PlayStation 5로 출시됐다. Xbox Series X/S 버전은 2025년 6월 6일 뒤따랐다. 애니메이션풍 캐릭터와 실시간 전투를 원하는 플레이어에게 맞는다. 캐릭터 풀은 계속 넓어진다. 거대한 탐험 샌드박스까지 딸려 오지는 않는다. 좋은 신발, 위험한 차원, 의문스러운 직업 선택. 사랑스럽다.
젠레스 존 제로의 게임플레이와 핵심 루프
이 게임의 핵심 매력은 빠르고 완성도 높은 3인칭 전투다. 짧은 의뢰, 가벼운 퍼즐, 캐릭터 중심의 일상 파트가 그 주변을 감싼다. 보통 20분 남짓한 플레이 동안 마음에 드는 3인 파티를 공동으로 투입한다. 화려한 실시간 전투가 이어진다. 전투 사이에는 로프꾼이 간단한 길찾기 퍼즐을 해결한다. 뉴에리두로 돌아오면 사교성 짙은 서브 활동과 스토리 장면이 캐릭터들에게 숨 돌릴 틈을 준다. 그러고 나면 다음 의뢰가 도착한다.
공동은 전투 연출을 안다
전투는 이 게임의 무게중심이다. 연출도 그 사실을 숨길 생각이 없다. 스트리트웨어로 차려입은 에이전트들이 초자연적인 적을 찢어발긴다. 또렷한 애니메이션은 매 타격에 설득력을 더한다. 평단이 게임플레이와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 캐릭터를 꾸준히 호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범한 의뢰 하나조차 파티를 자랑하기 위해 따로 만든 짧은 액션 에피소드처럼 느껴진다.
3인 파티 구성은 가챠 캐릭터 풀에도 실질적인 쓰임을 부여한다. 전장에 데려갈 개성 강한 에이전트를 모으게 된다. 메뉴를 데우며 영원히 서 있을 초상화를 수집하는 일이 아니다. 세계관도 한몫한다. 공동에 위협받으면서도 그 공동에 불편하게 의존하는 도시에서, 사랑스러운 무뢰배들이 의뢰와 답을 쫓는다.
퍼즐은 문장부호일 뿐, 본문은 아니다
이동과 퍼즐 해결의 비중은 의도적으로 전투보다 가볍다. 초기 버전은 공동 내 이동을 표현하는 퍼즐형 시스템인 TV 모드에 더 크게 기대고 있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2024년 말에는 해당 모드의 비중을 대폭 줄였다. 깊이 있는 탐험을 바라는 플레이어라면, 공간 설계와 길찾기가 전투만큼 묵직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다만 이 절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퍼즐은 주먹질 사이에 쉼표를 찍어 주지만, 저녁 전체를 납치하지는 않는다. 사교적인 막간도 뉴에리두가 전투 대기열에 화려한 간판만 단 도시가 되는 일을 막는다. 다음 의뢰가 들어오면 게임은 곧바로 가장 잘하는 묘기로 돌아간다. 멋 부린 말썽꾸러기 셋이 몬스터 문제를 불꽃놀이로 바꾸는 것. 멋지다.
젠레스 존 제로는 페이 투 윈인가?
젠레스 존 제로는 경쟁형 페이 투 윈(P2W) 게임은 아니다. 다만 가챠를 통해 실질적인 캐릭터 풀 접근권을 판매하며, 헤비 과금러라면 사실상 상한 없이 지출할 수 있다. 경쟁 래더를 두고 싸우는 게임이 아니라 싱글플레이 액션 RPG다. 결제로 다른 이용자를 이기는 구조는 아니다. 대신 수집과 성장 시스템에 연결된 에이전트와 자원을 얻을 기회는 더 많이 살 수 있다.
압박의 방식도 익숙하다. 유료 재화가 있고, 기간 한정 기회가 있다. 돈 대신 인내와 반복 플레이를 내놓는 시간 투자형 무료 플레이 경로도 있다. 특히 한정 에이전트가 최애가 되는 순간, 모든 캐릭터를 얻는 데에는 완화된 과금 장벽이 생길 수 있다. PvP에서 패배시킬 필요는 없다. 놓친 캐릭터 하나로도 충분히 쓰리다.
무료 이용자도 액션과 스토리를 끝까지 즐길 수 있다. 현명한 방식은 캐릭터 풀을 반드시 완성해야 하는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좋아하는 캐릭터의 컬렉션으로 보는 것이다. 재화를 모으고 목표를 정하면 된다. 번쩍이는 픽업 배너는 몬스터 차원에 놓인 자판기를 대하듯 의심부터 하는 편이 좋다. 지갑은 살아남고, 전투는 여전히 이 게임의 중심에 남는다.
젠레스 존 제로 성장과 장기 플레이
장기 플레이의 매력은 의뢰와 인연, 뉴에리두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따라가며 에이전트 캐릭터 풀을 넓혀 가는 데 있다. 초반에는 이 멋진 문제아들을 하나씩 만나는 재미가 크다. 시간이 흐르면 모아 둔 재화와 앞으로의 뽑기를 누구에게 쓸지 고르는 일이 중심이 된다. 가챠는 파티 구성에 긴 호흡을 요구한다. 스토리는 공동과 그 곁에 세워진 도시로 계속 시선을 돌린다.
다만 모든 보상을 남김없이 챙기려 들면 반복 파밍과 시간 제한의 벽이 높아진다. 기간 한정 콘텐츠는 꾸준한 접속을 유도한다. 결제 없이 성장하려면, 유료로 속도를 내는 것보다 당연히 더 기다려야 한다. 정해진 일정의 보상을 싫어하거나 컬렉션이 비는 것을 못 견디는 플레이어라면 이 마찰을 더 일찍 느낄 것이다. 반대로 몇몇 에이전트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면 훨씬 편하다. 캐릭터 풀은 완성해야 할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고무적인 점은 미호요가 약한 시스템을 손볼 의지가 이미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TV 모드를 축소한 뒤, 2025년 7월 버전 2.0 업데이트에서는 거점 설계와 UI를 개선했다. 출시 초반의 형태에 굳어 있는 장기 플레이가 아니라는 뜻이다. 뉴에리두는 계속 리모델링 중이다. 몬스터들에게는 아직 퇴거 통지서가 전달되지 않았지만.
젠레스 존 제로, 플레이할 가치가 있나?
《젠레스 존 제로》는 스타일리시한 전투, 뛰어난 애니메이션, 기억에 남는 캐릭터, 그리고 유난히 멋진 어반 판타지 세계를 갖춘 작품이다. 탐색과 퍼즐은 다소 가볍다. 가챠의 압박도 있다. 그래서 흠잡을 데 없는 KO승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패셔너블한 3인조를 공동에 들여보내고, 화면이 번쩍이며 터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게임의 매력은 부정하기 어렵다.
애니메이션풍 액션을 좋아하는 이라면 바로 의뢰를 받아도 좋다. 캐릭터 풀을 조합하고 굴리는 재미를 찾는 이에게도 잘 맞는다. 반대로 기간 한정 뽑기를 견디기 힘든 완전 수집형 플레이어라면 추격전을 피하는 편이 낫다. 광활한 세계를 직접 누비고 싶은 탐험가도 마찬가지다.
첫 의뢰를 받아 뉴에리두의 문제적 인물들을 만나보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전투 한 판을 더 할지 결정하면 된다. 아마 그때쯤이면 사운드트랙이 이미 꽤 설득력 있게 영업 중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