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ge Gardens 플레이 후기 – 열매, 새, 그리고 이상한 퍼즐로 마당 대청소 시작!
처음엔 그냥 귀여운 식물 키우기 게임으로 보일 겁니다. 하지만 잘 다듬어진 조경에 속지 마세요. 이 게임, 은근히 퍼즐 갈아넣기 장난 아닙니다. 머지(합치기) 메커니즘에 매치3 퍼즐, 거기에 묘하게 끌리는 이야기까지. 새들 먹이주고, 정원 쓰레기 치우느라 시간 날려버렸는데요. 전혀 후회 안 합니다.
시작은 엉망진창, 그리고 한 마리 새
제일 먼저 클릭한 건 곰팡이 낀 달걀이었습니다. 금이 가더니, 나온 건 아기 새. 아기 새가 정원 주인 행세하며 짹짹대는데, 완전 홀려버렸죠. 이 게임, 딱 내 스타일.
이런 삭막한 머지 게임처럼 멍한 타일에 엘리베이터 음악만 흘러나오는 그런 분위기 아닙니다. Merge Gardens는 막 망가진 대저택에 플레이어를 던져주고, 녹슨 갈퀴 하나 쥐여주더니 바로 퍼즐을 펼쳐버립니다. "아, 그리고 매치3? 그거 이제부터 등장." 저도 잠깐 멈칫했다가 그냥 갑니다.
정원이요? 거의 재난 현장입니다. 부서진 조각상, 이끼 낀 잡동사니, 겨우 살아있는 풀때기까지... 마치 서커스 텐트가 아수라장이 되고 아무도 안 치운 느낌. 조금씩 합치고 정리하면 새로운 오브젝트 등장. 이걸 왜 이렇게 하게 되는지 중독성 장난 아니에요. 그럼 뭐, 좀 깨끗해졌나 싶으면 바로 다음 쓰레기 더미 투척.
머지, 업그레이드, 무한반복(혹은 버블링)
기본은 쉽습니다. 똑같은 거 세 개 합치면 좀 더 근사한 거 됨. 잡초 세 개? 이제는 그냥 마당 민폐 아니고 예쁜 덤불로 변신. 계속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조경 작품, 폭신한 꽃밭, 패션 뽐내는 동물들까지 등장하죠.
잔디깎기가 아니라 마치 정원에서 포션 제조하는 느낌. 상자가 통나무통 되고, 어느새 공구상자, 그러다 갑자기 번쩍 꿀벌 가득 찬 신비의 구슬 등장. 왜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는진 모르겠는데, 일단 다음이 궁금하니까 하게 됩니다.
보관함? 그냥 정신 없는 난장판. 업글할 때마다 테트리스에 쌓인 짐 챙기는 기분. 합치면 좋고, 못하면 짐만 쌓임. 한 번은 3렙짜리 물뿌리개 앞에서 버블(임시 저장)할지, 그냥 쓸지 10분을 고민. 자괴감+멘붕. 자랑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버블링이 마법이나 다름없죠. 몇 개 아이템은 보드에서 잠깐 치우는 용도로 버블로 저장하는데, 조작이 묘하게 까탈스럽거든요. 이것만 파는 디시/레딧 글도 잔뜩. 저도 나름 정원법 위반자의 느낌으로 했네요.
매치3가 점령한 퍼즐 타운
상자 쌓고 새 구경하며 평화로워질 무렵, 게임이 뺏어갑니다. "동전 필요해? 퍼즐 깰래?" 그렇게 갑자기 딸기 줄 세우고 파이 맞추다 보니 빅토리아 시대 빵집 사장 느낌.
투덜거리며 시작하지만... 퍼즐 재미있어요. 맵 배치도 머리 쓰이게 잘 했고, 콤보 터질 때 손맛도 괜찮음. 레몬 폭탄 한 방에 보드 클리어하고는, 슬쩍 한 주먹질 나옴.
퍼즐 깨면 보상 받아서 정원에 투입, 무한 루프. 얘네 이거 은근히 중독입니다.
알 하나 얻으려고 20분 퍼즐만 팠던 적도. 그 알에서 새 부화, 새가 나무 쪼고, 나무가 장작 더미 되고, 갑자기 새 구역 열림... 또 퍼즐. 도돌이표 인생인데 기분 좋게 반복됩니다.
데이지 등장: 이상한 상속, 더 이상한 억양
당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는 데이지. 장화도 크고, 눈도 크고, 수수께끼는 더 큼. 실종된 삼촌한테 이 별난 저택을 물려받자마자, 점점 더 이상한 일이 터집니다.
안개 낀 구역 열고, 수상한 쪽지 발견하고, 묘하게 살아 움직이는 동상까지. 판타지 소설처럼 부담스럽진 않아도,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 조각 뿌려놔요.
더빙 연기? 솔직히 웃김. 데이지 억양은 영국 시트콤 3개 반쯤 섞어놓은 것 같음. 기분따라 달콤해졌다가, 어느 땐 오리한테 집세 내라고 소리킴. 근데 또 어째서인지 어울림.
다람쥐는 완전 조직 보스고, 플라밍고 '빈센트'는 정원 심사위원.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지만, 고마운 건 확실합니다.
과금 얘기도 해보자 (초반부터 눈치껏 침투)
이쯤에서 과금 파트도 집고 넘어가야죠. "스타터 젬 패키지" 창이 간식 한 입 먹기도 전에 뜹니다. 한 마디로 "6시간 타이머 넘기고 싶지?"
그 뒤로도 계속 유혹합니다. 땅 넓히려면 프리미엄 재화 필요, 부스터는 사탕처럼 흔들거리고 존재감 뚜렷.
특히 보관함에서 진짜 지갑 조이기 시작. 버블 테크닉 마스터하거나 젬 써야 겨우 공간 확보. 무료템도 주긴 하는데, 몇 시간만 지나면 보급 속도 반토막 남.
그래도 얄밉진 않아요. 그냥... 적극적. 옆집에 온 친절한 척하는 판매원 느낌이랄까요.
이벤트, 동물, 그리고 그 플라밍고
주의! 슬슬 손에 익는다 싶을 때 이벤트가 턱. 갑자기 이상한 알, 토큰 수집, 반짝이 나는 동물들 해금에 애매한 애니메이션까지 합세.
이벤트마다 전용 공간, 룰도 다름. 어떤 건 보상도 직접 고름. 또 어떤 건 전리품 누가 더 빨리 모으나 경쟁. 정신없는데, 이게 또 묘하게 재밌어요.
그리고 새들? 새, 진짜 많습니다. 부지런한 애도 있고, 한참 박스 위에서 꾸벅꾸벅 구경만 하는 애도 있음. 저희 집 새 한 마리는 20분 넘게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상자 산책만...
얘네 관리하는 것도 별도 미니게임 수준. 닭장 운영 반, 세무조사 반.
그러다 보면 새집, 둥지도 해금. 사실상 새 공장임. 저녁 내내 어떤 깃털 손놈이 뭘 주워올지 치밀하게 배분까지. 과거 회사 엑셀 업무보다 정성 드림.
머지 중독, 진짜 실존합니다
한 10시간쯤 지나니까, Merge Gardens를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산다고 해야 맞는 기분. 점심 먹으면서 상자 클릭, 양치하다가도 합칠 거 머릿속으로 시뮬. 심지어 길에서 휴대폰 잡고 "아직 버블하지 마!" 속삭였습니다.
게임 구조는 크게 안 달라지지만, 왠지 점점 정원 도깨비처럼 변함. 전략 짜이고, 합치는 동선 똑똑해지고, 덜 쌓아놓게 됨. 새가 끼 부릴 땐 무시하는 스킬도 터득.
진도는 느려도 소소하게 쭉 나가요. 안개 타일을 걷어내거나 새 구역 열면, 이상하게 속이 시원함. 또다시 정리할 거, 해결할 거 등장. 기분은 절로 업!
마지막 한마디: Merge Gardens, 잡동사니가 맛깔난 게임
Merge Gardens,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고 두뇌까지 접수당한 기분입니다. 가벼운 퍼즐 기대하고 왔다가, 혼돈과 새 관리에 푹 빠짐.
귀엽긴 한데, 깊이도 있습니다. 퍼즐 완성도 좋고, 합치기도 계속 즐겁고, 캐릭터들도 정말 살아 숨 쉬는 느낌.
과금 엄습하긴 하는데, 못 막을 정도는 아님. 디지털 쓰레기 분류 놀이 좋아하는 타입이라면, 이 게임 한 번 해볼 만합니다.
그리고 만약 덤불에 이름 붙이기 시작해도요? 저도 그랬으니까 걱정 마세요.